한 발자국 더 다가가기 2018. 2. 10.
.................................................다이(조한울, 영상팀) 


하자에 입학한지 1년이 넘게 지난 이번 학기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 간 것 같습니다. 빠르게 흘러간 시간 속에서 놓치거나 배우지 못한 것들이 많았지만 이번 학기에 기억에 남았던 일이나 느낀 점을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이번 학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영상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영상 작업은 처음으로 영상팀의 선배 죽돌들과 팀을 짜지 않고 4학기끼리 팀을 짜서 했던 작업이었기 때문이고, 지금까지 했던 영상 작업 중 가장 열심히 준비한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작업을 시작했을 때 에는 선배들의 도움이나 조언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과 한 번도 팀 작업을 해보지 않았던 멤버들과 작업을 하게 되었던 터라 걱정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걱정에 부응하듯 팀원끼리 손발도 잘 맞지 않았고, 그 때문에 조바심이 나서 팀원들과 싸우게 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로 타협점을 찾아가고 역할을 제대로 나누게 되면서 함께 주도적으로 팀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누군가가 이끌어 주는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 시켜 보려는 시도를 했었던 것 같고, 다른 죽돌들과도 서로 이해하며 작업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작업 시작 초반에 너무 시간을 많이 허비한 탓에 결과물로 나온 영상은 만족할만한 상태는 아니었고 내년에는 영상팀의 최고학기가 된다는 부담감과 초조함을 떨치기에는 부족하지만, 선배들의 도움을 바라거나 누군가의 리드에 묻어가지 않고 작업을 한 것은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이번 학기에도 영상작업을 팀을 짜서 하게 된다면 팀원간의 갈등이나 주제에 대한 방황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잘 해보고 싶습니다.

학기의 마지막에 나눴던 이야기에 대한 피드백은 여전히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다른 죽돌들은 하자가 히옥스의 1인 체제로 돌아간다는 것과 무엇인가를 할 때면 거의 항상 히옥스의 결재가 필요하다는 것에 문제를 느낀다는 이야기, 판돌들과 죽돌들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는 이야기를 꺼냈지만, 저는 다른 대안 학교를 다녀본 경험이 없는 일반학교 학생이었던 것 때문인지 죽돌들이 한 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문제를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런 죽돌들의 문제제기와 알고 있지도 못했던 공연 팀 내의 소통 문제의 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그런 상황에서 저는 혼란스러운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날이 선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 가고, 판돌과 죽돌 사이의 이야기가 잘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저도 그 상황에 대해서 실망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너무 조급하게 이야기를 꺼내 생긴 말실수와 기분이 상해 자리를 떠나버린 사람들이 생기는 것을 보고 그 상황이 소통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이야기를 다루지 못하고 서로 편을 가르게 되어 버린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같이 공부해 온 이야기 하는 방법이 의미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허무한 기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료를 할 생각도 잠시 했었지만 방학동안 고민해보니 이 이야기를 너무 조급하고 갑작스럽게 꺼내서 이런 상황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 잘 알고 있지 못했던 점이 많았고, 오래 쌓아둔 이야기를 갑자기 꺼냈기 때문에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앞으로 5학기가 되어서 계속 하자를 다닐 저는 날 선 분위기와 잘 모르고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던 사건들이 주제에 올라가자 이 이야기에 참여하지 않았고, 결국 졸업을 할 졸업학기들과 학교를 수료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만 이야기를 이어나가게 된 것은 지금 생각하면 아쉽고 후회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이야기를 할 자리가 생긴다면 뒤로 물러서 있지 않고 제 입장과 생각을 말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또 이제 막 꺼내게 된 이야기인데 제대로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좌절하고 수료를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개학을 한 후에 다시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이번 학기동안 가장 많이 했던 생각 중 하나는 적성과 성격에 맞지 않는 일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학기동안 아프리카 댄스 수업을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고, 카포에이라 수업도 거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저는 춤을 추는, 혹은 노래를 하는 것 같은 활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남들 앞에 서거나 튀는 행동을 하면 부담스럽고 불편하며 그런 활동을 하고 난 다음엔 몸이 매우 피곤하고 기분이 별로 좋진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아프리카 댄스와 카포에이라는 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수업이었습니다. 이 두 수업은 우리들이 함께 듣기로 한 필수 수업이었기 때문에 1,2학기 에는 들어보려고 노력했지만, 그런다고 두 수업을 들을 때 의 피곤함이 줄어들거나 수업이 즐거워지진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적성에 맞지 않고 스트레스 받는 일을 억지로 계속 해야한다면 일반학교와 다른 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고 결국은 수업을 들어가지 않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자의 7가지 약속에 “해야 하는 일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 라는 약속이 있지만, 내가 입학하기 전부터 정해져 있던 해야 할 일을 지켜야 하는 것은 하자의 일반학교와 닮은 점 인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은 잘 보이지도 않고 어떤 방식일진 짐작이 가지 않지만, 하자가 시즌 3로 접어들고 은평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지고 많은 것이 변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학기동안 느낀 점은 내가 이번 학기동안 익숙해진 분위기 속에서 너무 놓치고 지나가버린 일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하자에 다니는 것에 너무 익숙해지고 나니 하자에서 하는 활동에 잘 집중하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느끼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생각 없이 몸만 움직이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지내며 주변의 변화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대부분의 일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지냈고, 그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기억에 크게 남을만한 일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3,4학기 때의 저의 상태는 하자에 익숙해져서 지루함을 느꼈다는 것보단, 나태함과 무관심함으로 생긴 무감각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하자에서의 수업들이 가끔씩 하는 워크숍이나 행사가 아니면 거의 항상 같기 때문에 일반 학교에 다닐 때와 비슷하게 평소의 수업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도 없진 않은 것 같지만, 하루를 지낸다기 보단 버티는 것 같은 자세로 생활을 해 온 나의 마음가짐과 나태함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그런 식으로 지내왔었기 때문에 쉽게 바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내년의 목표는 끌려 다니고 버티며 사는 하루가 아니라 직접 나아가는 하루를 사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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