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대화 가다듬을 호흡 맞춰나갈 손발 2018. 2. 12
........................................................... 품(김재혁, 공연음악)


역시 쉽지 않다. 한 학기를 한 단어로 문장으로 한편의 글로 다 정리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이제 와서야 메모하는 습관을 잘 들일걸 하는 생각도 든다. 하다못해 사진이라도... 한 학기를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 이라는 것도 맞지만 이번학기 또한 쉽지 않은 학기였던 것 같다. 우선 지난 학기 기억을 상기시키기 위해 캘린더를 쭉 살펴보았다. 빼곡히도 차있는 글자들이 눈에 한 번에 다 안 들어올 정도다. 이렇게나 많은 일들을 했나싶다. 방학동안 긴 휴식을 취하면서 몸과 마음이 관심 밖의 일들은 다 내려놓은 탓일까? 지난 학기가 몇 년 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느끼는 이번학기에서의 큰(?) 아니면 꾸준히 해온 고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4학기 사이에의 이야기일 것 같다. 계속 나가는 4학기들을 보면서 남은 학기들은 자신의 대한 고민과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1. 의존적이었던 태도

부끄럽지만 가장 확실하고 빠르게 고쳐야하는 부분인 것 같다. 남아있는 학기들은 대부분 나를 포함해서 묻어가는 포지션이 대부분이었다. 어떤 일을 하던 주도적이던 죽돌들은 늘 정해져있었고 난 항상 따라가는 추세였다. 하기 싫거나 어려워 보이는 일들은 누군가 해줄 때까지 맡아줄 때까지 조용히 있는 입장이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이걸 문제라고 인식한 순간이 나의 이런 태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나 자신은 인식을 하고 있었지만 막상 스스로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싶었고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제를 인식한 순간은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바꾸어 나가야 할지 너무 대책 없는 상황이었다. 

나 바뀌고 싶었다. 바뀌어야 한다. 우린 나름의 방식으로 고민을 시작했고 히옥스를 만나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난 하루에 한 개씩 잘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해냈고 늘려나갔다. 하나씩 늘려나가던 것들이 14개 정도 된다. 예를 들어 지각 안하기, 인사 밝게하기, 깊게 생각하고 말하기, 상냥하게 말하기 등등 자기계발을 시작했다. 꾸준히 하고 싶었지만 의외로 소재가 금방 바닥이 났다. 그렇지만 지금 있는 것들을 잘 지키는 것도 무지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앞으로도 천천히 또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생활을 하면서 부딪치는 것들을 곱씹어보면 생각나는 것들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고 하나씩 늘려나가야겠다. 


2. 학기간의 사이 

난 스스로 매우 불행하다고 느꼈었다. 같은 동기끼리의 케미라곤 찾아볼 수 없고 잘 지내는 다른 학기들을 보면서 왜 우리학기는 저러지 못 할까 우리 학기를 항상 원망 했었다. 늘 무기력한 친구, 당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친구, 난 그들을 기피했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같은 학기 남자 죽돌들은 친구가 없다고 느꼈었다. 

죽돌들이 하나둘씩 나가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이들과 마주하게 되고 부딪치게 되었다. 말을 걸게 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다른 것들에 의해 가려져있던 면들이 드러났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게 있었던 내가 보지 못 했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기모임을 통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1,2 학기 때와는 다른 모습의 죽돌들이었다. 난 그동안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지 못 했었던 것이다. 

참 내 자신이 그 동안 무지했다고 느껴졌다.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고 착각했었던 부분이 참 많았었다는 걸 느꼈다. 다이도 이삭도 이야기를 하면서 이들도 많이 변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 동안 내가 잘못 알고 있었고 이야기하려 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 보여 부끄럽고 내 자신이 훨씬 작고 보잘 것 없다고 느껴졌다. 적지 않은 세월을 같이 보내왔음에도 그 동안 왜 그렇게 착각 속에 빠져있었을까 내 색안경을 벗을 필요가 있다. 우리 학기에게 책임감 이란 것이 생겼고 이젠 서로를 동료로서 친구로서 앞으로의 남은 학교생활을 복돋아 보고 싶다. 


3. 지금 우리 학교는?

뭐 이렇다 하고 내가 논리정연하게 딱 잘라 정리 할 수 는 없다. 개개인이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학교는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지난 방학식과 그 전 몇 주간 오갔던 대화의 대해서 참 안타까운 부분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는 상황이 다 파악되지 않아 어떤 태도와 이야기를 취해야할지 모르고 벙찌고 있었던 점. 모든 문제는 판돌들에게 있다는 듯한 이야기의 내용. 결국 흐지부지 끝난 대화 등등 난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앞으로의 하자를 좀 더 알차고 즐겁고 행복한 학교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아직도 그 때의 이야기는 다 정리가 되지 않는다. 모두 이야기하는 방식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방식 또한 다른데, 문제가 있었다면 콕 집어서 무엇 이였다고는 아무도 확답하진 못할 것 같다. 그냥 잊어버리고 다시 만날게 될 사람들끼리 잘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하면 되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지...? 뭐 이렇게 크나큰 일들도 있었고 앞으로의 일도 무시할 순 없는 노릇이니 그냥 막연하게 크리킨디 센터에 가져가고 싶은 것들을 상상해보자

우선 내가 이 학교를 오게 된 가장 큰 매력이었던 것들 중 하나인 현미네홉.
초중등 까지 느끼고 배웠던 나의 농사는 그냥 단순히 심고 수확하고 라고 말하면 좀 섭섭하니깐..?  뭐랄까 이 때 까지 나의 농사에서는 내가 심은 작물이 곧 나라는 것을 크게 느끼지 못 했던 것 같다. 물론 예전에 다녔던 학교에서도 단순히 심고 수확하고가 전부는 아니었다. 그 안에서도 배웠던 생명의 소중함? 뭐 그런 단어들이나 말들은 들어왔지만 그게 직관적으로 나와 연결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현미네홉을 하면서는 그 긴 시간동안 배웠던 단어나 말들이 조금 결실을 맺게끔 현미네홉이 도와준 것 같다. 열악한 조건에도 잘 자라주는 작물들을 보면 벅차오르기도 하고 단순히 밭을 가는 것만이 아닌 작물의 대한 이야기나 이론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들어보고 익숙해지고를 반복하면서 터득한 것 같다.

두 번째로는 바투카다이다. 
단순히 수업이나 마을의례들 말고도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학교인 만큼 새로운 규칙들과 문화들을 계발해보고 싶다. (아직 구체적인 구상은 없지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새로운 마을에 들어가는 것이, 그 자리에 잘 안착하는 일이 잘 될까 싶은 마음도 든다. 우린 이것저것 하게 될 테고 시끄러울 예정이고 흙과 씨앗들을 날리게 할 지도 모를 터인데 말이다. 아직 난 이전하게 될 학교에 대해 그리고 그 주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지만 그냥 이런 생각들도 들었다. 달시장같은 행사도 그 마을 주민들과 하고 싶고 바투카다도 큰소리로 하고 싶고 그런데 말이다. 뭐 그런 문제나 내 손이 닿지 않는 일들은 또 그런 일들을 맡아서 해 주시는 분들이 있을 테니깐 크게 걱정은 안 된다. 그래도 같이 꾸려나가고 싶은? 나중에 내가 이 공간에 돌아왔을 때 나의 흔적 뭐 굳이 흔적은 없어도 되겠다만 그래도 내가 이런 공동체를 함께 꾸려나갔었고 미래에도 지금도 잘 굴러갔으면 하는 바램정도로 생각된다. 뿌듯하게 


새 학기를 맞이하며

문득 인생은 정말 연습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라고 느껴지는 많은 일들. 그간 주어졌을지도 모르는 기회들과 과정들을 어쩌면 내가 마다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갑작스럽다. 순딩순딩 꾸물꾸물 거렸던 1학기가 바라보던 그저 그런 5학기와 멋진5학기 이젠 내가 되어야할 시간이다. 어떤 5학기가 될지는 정해지고 싶기보단 내가 정하고 싶다. 이 이야기는 명확한 주제가 이미 던져져 있다. 내가 1학기 때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해줬다면 보다 나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고 그 행동을 앞으로 들어올 학기들에게 실행하기 위한 생각을 적어보는 것 이다. 

들어가기 앞서 난 의외로 소심하고 대놓고 게으르다. 또 수동적이기도 하다. 누군가 날 이끌어주고 도움을 바라는 성격을 보아도 그렇다. 어려운 일은 잘 나서서 하지 않는다. 그렇다. 잘 하고 열심히 하는 죽돌들에게 잘 묻어가는 타입이었다. 그냥 나름 주어진 일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타입? 난 그렇다고 본다. 그렇지만 어땠다면 좀 더 만족스러울 수 있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상상해보자.

우선 더 쉽고 충분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하자에 들어와서 제일 처음 느낀 장벽 같은 부분이다. 사용하는 언어들이나 배우는 것들이 많이 생소할 때가 많았다. 문제는 질문을 하기가 어려운 분위기 어디서부터 어떻게 질문을 해야 할지 어려울 때가 많았던 것 같다. 같이 나누는 이야기들을 조금 더 천천히 쉽게 하는 노력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누군가 어려워하거나 아리송해하는 제스처를 잘 캐치하는 능력도 내가 키워봐야겠다.  그렇지만 중요하게 해야 할 것 같은 것은 잘 들어주고 잘 마주보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 또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게끔 해 주고 싶다. 내 안의 깊숙한 어떤 본능에서 나오는 바람인가.. 뭔가 난 누군가가 맛있는 걸 먹으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설령 지나가던 모르는 사람일 지라도 뭐랄까 마음 한 켠이 편안해진다. 뭔가 나도 모르게 학습된 좋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가서 그런 건가. 누군가 나로 인해 즐겁고 편안하고 안전해하면 난 살아있는 것 같다. 좀 뜬금없는 이야기긴 하지만, 결론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동기들은 앞으로 어떤 관계를 이어나가면 좋을까 나는 같은 학기의 동기들에게 어떤 동기로 동료로 남을 수 있을까.  
좋은 동료란 뭘까? 내가 생각하는 좋은 동료란, 일할 때 손발이 잘 맞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즐거운 대화도 나눌 수 있으며, 같이 일을 하면 효율이 좋고, 지향하는 목표가 비슷한 것... 

너무 어려워서 별짓 다 해보고 있다. 글을 썼다 지우다를 회의감이 들 때 까지 해보았다.  문득 글을 번지르르하게 또는 있어보이게 쓰고 싶어 하는 내 자신이 느껴져서 조금 불쾌하기도 했다. 좋은 동료란 무엇인지 정의하려하고 끼워 맞추려하고 돼보려고 상상하고 있어보이게 적어보려고 하고 있다. 그러다가 또 문득 든 생각은 그냥 직접 물어 보는 것이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이 정말 엉망인거 알지만 이 이야기는 대화를 통해 더 수월하게 진행해보려고 한다. 글을 쓰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겠지만 좋은 동료란 무엇일까 앞으로 우리 학기 우리 동기들이 잘 지내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라는 글을 쓰다 보니 대화가 필요하다는, 아주 진지하고 즐거운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묵직하게 깨달았다. 그렇구나, 우린 대화가 많이 필요해...

글을 왜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여서 써야하는지 알겠다. 한번 깊게 고민하는 대에도 많은 에너지가 드는 것 같다. 또 점점 흐릿해진다. 하지만 분명히 얻어지는 것이 있다. 맹세한다. 앞으론 리뷰 잘 쓸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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