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길었고 짧았다면 짧았던 토론의 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가을학기가 시작됐다.

화요일 아침. 양상의 몸 상태 악화로 인한 몇 달간 휴식시간을 알렸던 체크인 시간이 지나고 현미네홉 시간이 시작됐다. 저번 학기 때도 그랬든 새로이 흙을 섞어서 포대에 담고 새 작물들을 심었다. 지난 학기의 반쯤 죽은 작물들을 뽑는데 뭔가 마음이 아팠다. 다친 손 때문에 엄청나게 땀을 흘리면서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옥상에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났다. 내 손을 돌보자니 일을 못 하고 일을 하자니 내 손을 쓰게 되는 머리 아픈 시간이었다.

오후에는 각자의 학습 계획서를 발표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 말고도 다들 비슷한 상태였던 것 같았다. 솔직히 아직도 뭐가 뭔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 정확히 시간표가 정해지지 않았던 시간에는 시간표를 짜는 시간을 가졌다. 2주 동안 이것저것 내놓았던 아이디어들을 직접 시간표에 넣어보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만들어진 시간표는 예상했다면 예상했을 엄청 빽빽한 시간표가 나왔다. 그 시간표에 적혀있는 걸 거의 다 듣는 나로서는 이게 다 시간표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놀랐다. (솔직히 몇 개는 어쩔 수 없이 겹쳐져서 포기해야 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결국 어떻게든 다 들어갔다... 좋아해야 해, 슬퍼해야 해... 3)

수요일 오후에는 파고지를 했다. 목화 학교 친구들까지 끼어서. 키보드를 칠 수 있어서 좋았다. 왼손밖에 못 쳐서 아쉬웠지만... 오른손이 완벽히 나으면 엄청나게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깁스를 풀어도 못하는 게 너무 많아... orz

목요일에서 한 파쿠르는 기대와는 달리 머리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졸았다...? 뭔가 오랜만에 몸을 움직이는 것을 상상했는데, 서로 앞으로 할 파쿠르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끝이 나서 뭔가 김이 빠지는 시간이었다.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다.

, 토요일은 하자에서 창의 서밋에 참가했다. 개막행사에서 여러 공연을 보고 두 번에 걸쳐 들은 페미니즘 관련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했다. 중간에 단 한 번도 졸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재미있게 들었고, 무심하게 생각했던 페미니즘에 관해 관심을 끌게 한 시간이 되었다.

X쓸모 워크숍은 솔직히 이름만 보고 들어간 것이라 뭐할지 잘 모르는 상태로 들어갔는데, 나무 팔레트를 해체하고 다시 재활용할 수 있게 재료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만보랑 한팀이 되어서 작업했는데 다른 팀들에 비해 작업 속도가 2배 이상 빨랐다. 서로 나무좀 만져본 사이(?)라서 그랬던 듯.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자원봉사시간도 준다고 하니 여러모로 참가하면 좋은 시간이었다.

토요일 오전에는 한 타임만 듣고 다시 불광으로 돌아왔는데 기후변화 캠프의 모임 때문이었다. 원래는 최대 27명 정도고 미리 카톡으로 못 온다고 한 사람이 6, 7명 정도였기에 적어도 15명 정도는 왔을 줄 알았는데 모인 학생은 6명뿐이었다.

103일에 할 IPCC총회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이야기를 나누어 봤고, 기후변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한편 봤다. ‘내일이라는 2시간 짜리였다.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고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영화였다. 알고 있었던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그저 에너지 줄이기와 친환경 에너지에서 끝났던 나의 생각을 뭔가 좀더 새로운 길을 찾아보게 되었다.

일요일에는 에티오피아의 새해 행사(?)가 있었다. 급하게 준비한 에티오피아 노래를 연주하고 바투카다도 했다. 생각보다 훨씬 즐거워하시고 공연이 끝나고 나서 처음보는 우리에게 재미있었다고 다시 인사해 주셨다. 애티오피아 사람들이 다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흥이 많고 끼도 많아서 노래만 틀어져도 금방 춤판이 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중간에 애티오피아 언어로 ppt발표(?)할때는 졸았지만 그래도 이 행사에 참여한 거에대해 후회같은건 하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건 이날 저녁밥이랄까? 내가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유일하게 싫어하는게 접시에 담긴 반찬끼리 섞이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날 딱 그렇게 나와서 별로였다. 그래도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아마도?

원가 이번 주일은 늦게 자는 일이 많았던 날들이었다. (덕분에 오늘 오랜만에 늦잠이 더 개운하고 좋았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