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의 정치학을 읽은 후 자료를 조금 더 찾고 제 생각을 보태서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보았어요

1 월경의 문화인류학적 고찰
   첫 번째 장은 ‘문화인류학적으로 본 월경: 월경은 어떻게 금기가 되었나’입니다. 이 장에서는 월경에 관한 터부들, 이 터부의 배경과 원인을 분석한 이론들 그리고 월경에 대한 특정 시각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소개합니다. 월경에 대한 인식은 월경의 어떤 절대적인 특성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그 사회에서 특정하게 구성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월경혈이 여성의 몸이 남성의 몸처럼 효과적으로 모든 양분을 다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성의 몸에 남게 되는 불필요한 영양분 찌꺼기가 배출되는 것이고, 이 부분이 여성이 재생산에 기여하는 유일한 부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질랜드 선주민 마오리인들은 월경혈을 인간이 되려다 만 물질로 간주합니다. 이들은 여성이 월경을 하지 않았다면 월경혈은 인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처럼 월경은 지극히 평범한 생물학적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생물학적 행사로 여겨지지 않고,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특별한 상징들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매리 더글러스Mary Douglas는 월경에 대한 터부가 인류 문화에 보편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토마스 버클리, 알마 고틀립Buckley&Gottlieb 등 월경 터부의 보편성 이론에 동의하지 않는 학자도 있습니다. 이들은 월경에 대한 인식은 사회마다 다르고, 한 사회 내부에서도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월경 터부가 존재하는 사회에서 월경 터부가 단순히 여성에 대한 억압이라기보다는 여성에 대한 보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월경 터부는 총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오염원으로서의 월경, 모호한 것으로서의 월경, 긍정과 해방으로서의 월경입니다.
   매리 더글러스는 보편적으로 많은 사회에서 월경은 무엇인가를, 특히 성스러운 것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월경오염 이론’은 이후 인류학과 사회학에서 오랫동안 우세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고대 로마의 자연학자 플리니는 월경혈이 ‘포도주를 상하게 만들고, 철을 무뎌지게 만들며, 개를 미치게 한다’고 믿었습니다. 많은 문화에서 월경 오염에 대한 공포가 있었고, 초경을 시작한 여성 청소년이 공동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래스카의 콜로쉬인Kolosh 들은 초경을 하는 여성 청소년을 일 년 동안 오두막에서 홀로 지내게 합니다. 이처럼 월경혈은 사회가 중시하는 가치를 오염시키고, 사회의 질서를 교란할 수 있기 때문에 월경 중인 여성은 되도록 멀리 떨어져야 한다고 여겨졌습니다
   다른 관점으로는, 버클리와 고틀립은 어떤 사회에서는 월경이 무조건 오염인으로 여겨지기보다는 모호한 물질로 인식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월경혈은 생명을 위협하는 한편 생명을 보호하기도 한다는 것이죠. 월경혈은 악귀를 쫓는 힘이 있다고 여겨졌고 월경 중인 여성의 창조적 기운이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월경혈이 사용되거나 보관되기도 했습니다. 엘리스 슐레겔Schlegel 은 월경 오염에 기반한 월경 터부의 인정과 실천은 매우 광범위하지만, 이를 특정 문화가 가지는 특성으로 봐야지 월경 터부가 존재하는 모든 문화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월경 터부가 존재하더라도, 월경이 항상 무엇인가를 더럽히거나 오염시키는 것으로 인식되지는 않고, 어떤 경우에는 월경에 대한 특정한 인식이 여성들의 이해관계에 활용되고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월경이 긍정과 해방으로 인식되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월경 분비물이 밀밭의 생식력을 붇돋는다고 여겨지고, 모로코에서는 월경혈을 상처에 발라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했습니다. 여성에 활동을 제약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월경 중 격리’ 또한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월경 중인 여성이 가사 노동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고, 다른 여성들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프레더릭 램프Lamp는 월경이 여성들에게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의례와 이에 기반을 둔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합니다.
   월경 터부가 전적으로 보편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화적으로 상당히 만연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월경 터부가 생겨나게 된 과정과 작동하는 방식과 결과가 동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월경 터부가 어떤 배경과 근거에 기반을 두고 생성되었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로, 지그문트 프로이트Freud입니다. 프로이트는 월경 터부가 월경혈을 사디즘의 맥락에서 심리학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며 월경 터부에 대해 이러한 주장을 했습니다. “원시인들은 매달 반복되는 이 알쏭달쏭한 피 흘림을 가학적 관념과 때어놓을 수가 없다. 월경, 특히 첫 월경의 발생은 어떤 동물혼이 물어서 생긴 것, 대체로 이 영혼과의 성적 교접의 흔적으로 해석된다. 때떄로 그것은 조상의 영혼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중략) 월경 중인 소녀는 터부인데 그 소녀가 조상신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더글러스는 월경 터부에 관한 연구의 핵심적인 내용은 요염 관념이라고 주장합니다. 월경 터부가 갖는 상징 분석의 대부분이 월경을 오염인으로 보는 관념에 근거해 왔습니다. 1920년 벨라 쉬크Schick는 월경 중인 여성이 방출하는 특정한 물질이 식물을 죽이기도 하고 맥주가 발효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쉬크는 월경혈에 박테리아성 ‘월경독성물menotoxin’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에슐리 몬타구Montagu는 월경 터부가 이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으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며, 월경 중 성적 교접을 하지 못하게 하는 흔한 현상도 월경독성물 가설에 근거하여 그것이 남성에게 의학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버클리와 고틀립은 월경 중 성행위는 의학적으로 남성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며, 월경 중 성행위를 할 시 감염에 노출되는 쪽은 여성이라고 반박합니다. 또 월경 터부가 월경 독성물 담론에서 기원한다는 입장에서는 ‘월경이 다양한 상징으로 이야기되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몇몇 학자들은 특정 사회적 요인과 월경 터부가 관련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월경 터부는 성별화된 노동 분업이 뚜렷한 사회에서 강조되는 경향이 있으며, 여성과 남성이 다양한 활동을 평등하게 함께 하는 사회에서는 강조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경향성을 토대로 페기 샌디Sandy는 월경혈이 위험하다고 보는 시각은 외부 세계에 대한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러한 생각을 여성의 몸에 투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더글러스 또한 여성과 남성 사이의 관계가 동등한 사회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몸에 관련된 월경 터부도 같은 방식으로 동등하게 강조되고, 성별 관계가 위계적인 사회에서는 오염 터부가 여성에게만 강조된다고 보았습니다. 
   다양한 사회에 존재하는 월경 터부에 대한 여러 설명이 있었지만, 월경 터부가 여성에 대한 억압을 반영한다는 관점이 가장 설득력을 얻어 왔습니다. 월경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들은 성적 분리를 유지시키거나 강화시키는데, 남성 헤게모니가 위협받을 때 더욱 그러합니다. 미국 심리학회 창시자 스탠리 홀Hall은 중학교 여학생들이 또래 남학생들과는 다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홀은 여성이 학문적인 교육을 깊게 받으면 아이를 적게 낳고, 출산 과정이 위험해지며, 자녀 양육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월경 중인 여성 청소년은 일상생활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자연의 신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세계 2차대전 도중 여성의 노동력이 필요할 때는 완전히 사라집니다. 당시 월경통으로 고통받던 여성들의 불편함은 철저히 부정되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남성의 이해관계를 위해 월경 터부가 필요할 경우 여성들이 월경으로 인해 겪는 불편은 과장됩니다.

2 월경의 비교종교학적 고찰
   모든 문화는 자연 세계와 인간 세계를 통제하는 초자연적 힘에 대한 생각을 발달시켜 왔습니다. 인간은 초자연적인 힘에 입각해 인간 사회에 필요한 규칙을 결정했고, 초자연적인 힘의 의지는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자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인간은 이 초자연적인 힘의 의지를 가르치고 강제하는 구조와 초자연적 존재와 인간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이 구조는 바로 ‘종교’입니다.
   모든 종교는 그 종교가 태동한 특정 문화적 맥락에 관념의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어떤 주요 종교도 예외 없이 ‘적절한’ 성별 관계, 구조, 성별에 맞는 종교적 행위, 그에 대한 위계적 가치에 대한 관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념들은 여성과 남성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적합한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제공됩니다. 저명한 이슬람 학자인 아미나 와둣Wadud은 어떤 종교든 그 종교가 태동한 사회의 생태적 조건과 환경에 대한 특정 관점을 가진다고 지적합니다. 종교적 관념은 한 사회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환경을 통제하면서 구축해 온 영역인 가족 혹은 국가에서 비롯된 성별 관계에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일단의 영향력 있는 남성들이 내놓은 성별 역할, 특성에 대한 해석과 강제에 대해 아미나 와둣은 해석과 실행은 인간 역량에 달려있으며 따라서 틀릴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해석의 결과로서 실제 생활에 존재하는 위계 또한 틀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두 번째 장은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월경에 대한 토속적인 믿음과 주류 종교가 보여온 월경에 대한 태도를 다룹니다.
월경에 관련한 흑마술이나 귀신과 관련된 믿음은 가장 흔합니다. 중화계 문화에서는 월경혈이 더럽고 불순하기 때문에 악귀를 쉽게 불러들인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월경 중인 여성이 집밖을 나가거나, 무덤가에 가거나, 정글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믿습니다. 이 믿음에는 월경혈이 더럽고 불순하다는 시각이 깔려 있으며, 이 시각으로 인해 여성의 행동에는 통제가 가해집니다.
   클레란 포드Ford는 월경 중 성교를 금하는 터부가 많은 문화권에서 흔하게 발견되며 이는 월경독 가설에 따라 남성이 겪을 수 있는 의료적 위험에 대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루시엔 랜슨Lanson은 월경 중 성교는 허리통증을 앓거나 골반 관련 통증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에게 의료적으로 이롭다고 주장합니다. 월경 중 성교에 대한 토속적인 믿음은 상징적 관념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월경 중 성교를 금하는 종교적 가르침과 이를 권하는 관습이라는 두 개의 상충된 문화는 어느 쪽이 되었든 남성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힘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서로 상충하지만 또한 목적은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교, 불교, 유교는 하나의 독자적 종교로 존재하기보다는 일종의 상호융합적 종교로 존재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입니다. 불교 신자라 하더라도 사실은 유교적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있거나 도교적 요소를 받아들이고 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도교입니다. 우주 창조에 대한 도교적 설명에서는 시초에 태극, 즉 가장 큰 근원만이 있었고 그것이 모든 존재의 본질이라 말합니다. 양陽은 ‘빛, 강함, 온기, 선함’ 같은 긍정적 요소들을 함의하고 ‘남자’가 이 범주에 속합니다. 반면 음陰은 ‘어둠, 약함, 냉기, 악함’ 등 부정적 요소들을 대표하며 ‘여자’는 이 범주에 속해져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도교에서는 여자와 남자 사이의 위계를 강조하는 유교에서의 양극단적인 성별 구조와 대조적으로 두 개의 성이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여깁니다. 섹슈얼리티와 몸 또한 긍정적으로 인식됨며 월경혈이나 정액과 같은 채액에 부과되는 어떤 금기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리온 콤버에 따르면, 음양 이론에 근거한 이원론적 관념은 결과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생래적으로 갖게 되는 특성으로 이해되는 ‘선과 악’의 존재를 함의합니다. 양과 음은 서로 상반되는 것이듯 ‘남왕-남신-하늘-정신-영혼-해-남자-빛-긍정-선’의 연결고리가 ‘여왕-여신-땅-물질-몸-달-여자-어둠-부정-악’이라는 연결고리와 상반되기 때문입니다. 도교에서는 몇 가지 월경 금기가 있는데요, 월경 중인 여성은 기도를 하거나 향을 피우거나 기도 시 바칠 꽃을 사는 등 기도 의식에 관계되는 어떤 물건도 만져서는 안 됩니다. 도교에서 월경 금기가 종교 문헌이나 종교 권위자를 통해 공식적으로 강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각 가정에서 그 금기를 도교적 전통으로서 계속 지키기 때문에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전승됩니다.
   불교입니다. 이론적으로 불교도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깨달음은 성이나 카스트와 무관하게 모든 인간에게 열려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성은 남성의 정신적 과업 달성에 해가 되는 위협요소이자 불교의 가르침에 생래적으로 반하는 인간이며, 영원히 불순한 몸적 존재로 간주되어 여성에 대한 무수한 차별적 언술들이 불교 안에 존재합니다. 마하야나Mahayana 불교와 히나야나Hinayana 불교의 경전들은 여성은 깨달음을 얻을 역량을 가지지 아니한다고 가르칩니다. 마야하나 불교에 따르면, 여성이 붓다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남자로 다시 태어나야만 합니다. 테라바다Theravada 불교에서 여성은 승려의 자격을 갖지 못합니다. 여성은 출산과 양육 등 몸이 하는 일에 연루되어 있으며, 몸이 하는 일은 여성으로 하여금 속세에 묶이게 하고 이는 속세의 일들로부터 떨어지라는 붓다의 가르침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종주국인 인도에서 월경은 여성이 불교도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나르바나Nirvana를 성취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유교입니다. 유교의 가르침의 핵심은 하늘과 땅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념에 있습니다. 하늘과 땅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따라서 상호의존적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위계적인 것으로 이해되며 이때 하늘이 우월하고 땅을 열등합니다. 하늘은 창조적 요소로 인식되는 반면 당은 수용적 요소로 인식됩니다. 하늘과 땅 사이의 균형은 양과 음 사이의 관계로 표현됩니다. 양은 ‘밝음, 건조, 활동성, 강함, 천국’ 그리고 ‘남자’를 대표하고, 음은 ‘어두움, 습기, 수용성, 푹신함, 땅’ 그리고 ‘여자’를 대표합니다. 유교가 여성의 몸에 대해 일일이 지적하고 가르치는 부분이 유교 문헌들에 적시되어 있거나 유교 교육에서 직접적으로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유교 자체가 근본적으로 남성을 교육하고 여성을 통제하는 데에 쓰여 왔기 때문에 도교와 불교와 혼종된 상태에서 도교, 불교가 갖는 월경과 여성의 몸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상쇄하기보다는 그것을 포용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힌두교입니다. 힌두교에서는 삶의 목적이 다마dharma, 아타artha, 카마karma, 목사moksa의 네 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이는 각각 신심, 번영, 쾌락, 해탈을 의미합니다. 불교와 마찬가지로 힌두교에서도 인간 존재의 궁극적 목표는 정신적 해방을 얻는 것입니다. 힌두교 신들 중 많은 신들이 여신들인데 힌두교 여성들은 이들을 자신들에게 힘을 주는 신들로 섬깁니다. 라마 메타Mehta에 따르면 힌두교에서 여신, 남신, 여성, 남성이라는 이항은 상호보완적인 것이며 이 상보성은 고대 베딕Vedic 시기부터 이어져 온 두 성들 간의 평등이라는 종교적 전통에 입각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힌두교는 젠더 위계에 대해 모순된 관념을 제공한다고 여겨지는데 이는 힌두교의 근본적인 성격이 인도의 많은 전통들의 혼합체이기 때문입니다. 인도 문화는 카스트 제도에서 드러나듯이 매우 위계적인 세계관을 가지는 것을 특징으로 해 왔습니다. 카스트들 사이의 관계는 성별에 빗대어 표현됩니다. 높은 카스트는 남성적인 것에 비유되고 낮은 카스트는 여성적인 것에 비유되는 것입니다. 낮은 카스트에 속하는 여성은 사원 입장이 허용되지 않고, 높은 카스트의 여성들에게는 순수성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고강도의 억압이 가해집니다. 힌두 인도 문화 안에서 월경 중인 여성은 성공적인 임신을 위해 엄격한 규제를 따를 것을 요구받습니다. 월경 중 첫 삼일은 잉태에 적절한 때가 아니므로 성교를 하지 말아야 하고, 호탕하게 웃는 등 과한 행동을 하면 안 됩니다. 손톱을 깎아서도 안 되고, 눈썹을 그려서도 안 되며 목욕을 해서도 안 됩니다. 머리를 빗어서도 안 되고, 남성 배우자를 쳐다봐서도 안 됩니다. 인도 문화에서 월경은 기본적으로 출산력과 연관되어 이해되고 출산력은 인도 문화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집니다. 그럼에도 월경 중인 여성은 일반적으로 오염시키는 존재로 여겨지고, 다양한 종류의 억압을 받습니다. 여성이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오직 출산 기능을 가지고 있을 때뿐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불모지’로 여겨지면 그 여성은 오염시키는 존재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어느 것을 하시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기독교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성행위를 죄악시해 어떤 성행위든 출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성행위는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유대 문화와 고대 지중해 연안 문화 모두에서 여성의 종속 상태를 자연스럽고 적절한 것으로 보았고 기독교는 이에 근원한 성별 위계를 고스란히 답습해 왔습니다. 유대 율법과 <창세기> 3장 16절에 이르기까지 출산과 함께 월경은 여성이 받는 형벌이라고 인식되어 왔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월경은 아직도 ‘저주’라는 말로 불립니다. 기독교 여성은 월경 기간 동안 영성체를 할 수 없었으나,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11세기 이후 교종 그레고리에 의해 폐지되고, 그리스 정교에서는 이 금기가 여전히 실천되고 있습니다. 
   이슬람교입니다. 많은 이슬람 학자들은 이슬람에서 여성과 남성은 <<코란>>에 따라 신 앞에서 전적으로 평등하다고 지적합니다. 1970년대 이후 무슬림 국가 혹은 무슬림들이 다수인 국가들에서 보수적인 종교 지도자들이 권력을 잡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일어난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은 여성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을 서구의 '문화 제국주의와 상업주의'에 대항하는 이슬람의 근본적 상징으로 삼아 퍼뜨렸습니다. 그리고 불공평하게 구조화된 성별 관계는 샤리아법, 증 이슬람 종교법을 통해 종교적 권위를 발판 삼아 강화되어 왔습니다. 오그라디에 따르면 <<코란>>은 월경 중인 여성은 오염되어 있고 따라서 월경이 끝날 때까지 남편에게서 분리되어야 하며 월경 중인 여성은 오염된 상태에서 정화되기 위하여 씻어야만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슬람교 안에서 월경 오염에 대한 인식은 만연해 있고 그 인식은 월경 중인 여성에게 가해지는 종교적 금기에 의해 항시적으로 강화됩니다.
   불교, 도교,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힌두교 등 모든 종교는 월경에 대한 특정한 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관념은 대체로 월경을 오염인으로 보고 월경 중인 여성은 불결하며 다른 것들과 사람들을 오염되도록 만든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회는 이 관념을 근거로 월경 금기를 지속시켜 왔습니다. 여성들은 각 종교에서 기도 활동, 성직자 활동 등 여러 측면에서 차별을 당해 왔지만 남성들보다 두드러지게 그 종교에 물심양면으로 기여했습니다. 현대의 여성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 안에서 보다 평등하고 대안적인 여성관과 여성에 대한 시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종교는 남성의 권위에 의해 지배받고 있는 영역지만, 여성들은 종교 안팎에서 자신들에게 설득력 있는 대안적 시각을 발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3 월경의 지식사회학적 고찰
   한국에서 월경에 대한 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성교육 시간을 할애해 월경 교육을 실시합니다. 그럼에도 어떤 내용이, 어떤 관점에서 전달되고 이야기되는지는 여전히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학교, 대중매체와 같은 비종교적인 영역은 월경에 대한 정보 제공자로서 중요한 역활을 합니다. 신앙과 전통에 근거하기보다는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적 정보라 하더라도 객관적이고 남성중심적일 수 있는데 이는 과학이나 의료 영역 자체가 매우 남성중심적이기 때문입니다. 그 영역에서 제공되는 정보조차 월경에 대한 성차별적 시각을 재강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월경이 궁극적으로 재생산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는 관점은 월경과 성행위 사이의 논리적인 연결성을 암암리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은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생각도 긍정적으로 가지기 어렵게 만듭니다. 월경에 대한 지식은 그 사람이 어떤 정보를 얼마나 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곳에서 불완전한 정보에 기반을 둔 지식은 불충분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지식은 월경에 대한 인식을 결정짓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월경에 대한 부족한 지식과 부정적인 인식은 세대를 이어가면서 이런 상황을 반복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냅니다.
   월경에 대한 정보는 사회문화적 태도로 인해 공공연하고 자유롭게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에밀리 마틴Martin은 월경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주로 '월경혈'에 대한 것이었던 반면 현대에 와서는 '월경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월경을 문제적으로 보거나 질환으로 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적합니다. 의료적 맥락에서 보는 월경의 이미지가 평범한 생물학적 기능이 아니라 병리학적으로 그려져 왔습니다. 이 관점은 월경을 오로지 임신, 출산 등 인간의 재생산과 연결시킵니다. 월경이 임신의 실패로 여겨지는 한편, 월경전증후군PMS 또는 월경전긴장Pre-menstrual tension, PMT이라는 용어가 발명되어 월경을 질병 혹은 병리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 근거로 중요한 역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월경전증후군은 여성들이 월경 기간 전이나 월경 기간 중 특정 호로몬의 급증으로 인해 겪게 되는 증상들 혹은 감각들을 일컫니다. 월경전증후근은 '영양 결핍 증상'이라고도 불리는데 인간 몸 속 호르몬은 음식 섭취와 영양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제약회사들은 1980년대부터 여성들의 평범하고 자연적인 주기를 질병으로 다루는 시장을 만들어 왔습니다. 월경전증후근은 “그날이냐?”와 같이 여성들의 공간을 제한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월경 중 느끼게 되는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들이 강조되는 반면 월경 중 느끼게 되는 긍정적인 것들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월경에 대한 지식 생산 및 유통은 의료 전문가들과 제약회사에게 맡겨졌고, 여성들 스스로가 월경에 대한 지식을 만들고 유통시킬 수 있는 여지는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완경 역시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폐경'이라 불리는 완경은 여성의 생애 주기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일이 아니라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사안으로 다루어져 왔습니다.
   의료학에서는 생리적 현상에 있어서 여성의 몸과 남성의 몸을 다른 뉘앙스로 설명합니다. 의학 교재는 월경을 포궁막의 괴사로 묘사하는 반면, 사정을 묘사하는 부분에 있어서 산문시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어마어마한', '대단한', '놀라운', '압도적인' 등 표현도 가지각색입니다. 의학 교재들 중 여성의 생리적 현상에 대해서 이와 같은 열정을 표한 적은 없습니다. 배란과 사정에 대한 묘사 또한 남성중심적인 시각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난자는 크고 수동적으로 묘사되는 반면, 정자는 작고 활동적인 것으로 묘사됩니다.
   많은 여성들은 월경에 대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월경에 대한 지식이 자아존중감과 월경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발달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월경에 대한 정보와 지식은 여성들에게 부적절하게 주어지고, 정보의 정확성과 그 정보에 녹아 있는 관점은 편파적입니다. 공공 기구들은 월경에 관해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려고 하지만, 접근방식과 관점이 성평등한지는 고려해봐야 합니다.

4 월경의 문화경제학적 고찰
   1921년 최초의 상업적 일회용 월경대가 시중에 판매되면서 일회용 월경대가 세계로 보급되었습니다. 월경혈은 공공연하게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데, 월경혈이 새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월경대를 고르고, 사용하고 버릴 때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2015년 5월, 인스타그램에 한 미국 예술가 루피 카우르Kaur가 월경혈이 묻은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가 인스타그램에 의해 삭제 조치를 당했습니다. 카우르는 인스타그램의 조치가 여성혐오적인 인식에 따른 부당한 처사라고 항의했고, 인스타그램은 이후 이는 단순한 실수였다며 카우르가 다시 올린 사진은 삭제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일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데, 여성 스스로가 월경혈을 다른 이에게 보이는 것을 창피하고 불쾌한 일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월경혈을 스스로 내보이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카우르의 사진은 문화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인스타그램의 대응 또한 정치성을 띄는 것입니다.
   일회용 월경대가 출시되기 전 한국에서는 한지 혹은 삼베를 삶아 부드럽게 만든 월경대를 사용하거나 소창을 사각형으로 잘라 접어서 사용했습니다. 당시 월경대는 '개집', '서답' 등으로 불리었습니다. 일회용 월경대를 전 세계에 유통시키는 데 성공한 회사는 킴벌리-클라크사입니다. 킴벌리-클라크사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의료용 우드펄프wood pulp를 제공하던 회사입니다. 1919년, 이 회사는 기존의 일회용 월경대와는 다른 흡수제를 사용하여 '셀루코튼Cellucotton'이라는 월경대를 만들었고 1921년에 '코텍스Kotex'를 출시합니다. 한국에서는 1960년대 중반 일회용 월경대가 등장했습니다. 1966년에 무궁화위생화장지공업상에서 '크린패드'라는 이름으로 월경대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유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가격이 높은 관계로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습니다. 1971년에 킴벌리-클라크는 유한양행과 합작하여 만든 유한킴벌리사를 통해 한국에서도 코텍스 브랜드를 출시하게 됩니다. 유한킴벌리는 1975년에 '코텍스 뉴후리덤'이라는 이름으로 접착식 월경대를 국내 최초로 선보입니다. 1978년에는 한국 최초로 태평양화학에서 '아모레 탐폰'이라는 이름의 탐폰이 출시됩니다. 그러나 탐폰 출시 2년 후인 1980년, 탐폰 사용으로 인한 중독쇼크에 관한 기사가 동아일보를 중심으로 실립니다. 그리고 동아일보는 1988년 대웅제약에서 출시한 탐폰 브랜드인 '탐펙스' 광고를 실은 이후 중독쇼크 기사를 게재하지 않습니다. 1980년에는 방취 기능을 강조하는 월경대가 출시됩니다. 그동안 월경대의 품질이 꾸준히 개선되어 왔다는 방증입니다. 1989년 P&G사가 접착식 월경대 다음으로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받는 '날개' 달린 월경대 '위스퍼'를 출시합니다. '위스퍼'는 월경대 양옆에 고정 기능을 가진 날개를 달아 팬티의 아래쪽으로 단단히 부착해서 월경대가 밀리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월경대가 출시되며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회용 월경대의 종류는 많아졌습니다.
   월경대 시장은 크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화학 계열 기업이라면 시장진출을 노립니다. 과거 월경대 광고는 제품이 출시되었다고 바로 광고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월경, 여성의 섹슈얼리티, 여성의 몸 등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월경대 광고의 내용 또한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1971년 유한킴벌리는 코텍스를 한국에 출시하자마자 광고를 할 수 있었는데 이는 1970년대 한국사회의 특수한 분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1971년에 유한킴벌리는 코텍스를 내놓으며 '누가 여성을 해방시켜 주는가?'라는 광고문구와 함께 바지를 입고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자유롭게 움직이는 젊은 여성의 이미지를 선보입니다. 또 당시 현대적 생활 문화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던 아파트를 배경으로 긴 머리의 젊은 여자가 허벅지까지 맨다리를 드러낸 짧은 반바지를 입고 다리를 벌린 채 자전거를 타고 있는 이미지를 선택했습니다. 유한킴벌리가 이러한 광고 전략을 택했던 배경에는 급진적인 문화운동의 자장 안에 있던 미국의 킴벌리-클라크가 진행한 코텍스 광고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1970년대 한국사회 분위기도 중요한 배경이었습니다.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한국사회는 성 담론과 여성의 성, 청소년의 성에 대한 논쟁이 영화, 책, 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뜨겁게 고양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구미를 중심으로 일어난 여성해방운동과 성해방 담론 또한 이러한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월경대와 '여성 해방'이라는 문구로 광고의 포문을 연 유한킴벌리의 선택은 영리한 전략이었습니다. 월경대 광고의 이러한 분위기는 1980년대 초까지 이어집니다. 하지만 결국 월경과 월경대를 성적인 문제,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연관시키는 한국 사회의 인식을 넘지 못 하고 1980년 9월 방송윤리위원회의 규제 조치로 월경대 전파광고는 금지됩니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1995년이 되어서야 금지조치가 해제되고, 월경대 광고에는 '순수', '청결', '순결'과 같은 단어가 등장하게 됩니다.
   여성 총인구수를 감안할 때 일회용 월경대 시장은 수요가 절대적으로 안정적인 거대한 시장입니다. 1980년대 초반, 연간 약 150억 원에 달하던 월경대 시장 규모는 1980년대 후반 연 3백억 원, 1995년에 연 1천7백억 원, 1999년에 연 2,700억 원, 2012년에는 약 120여 종에 3천5백억 대의 규모로 커집니다. 일회용 월경대의 개당 가격은 1966년 10원에서 2015년 280~380원으로 오십여 년 동안 28~30배 증가했습니다. 해당 시기 물가를 대비했을 때 현재 일회용 월경대 한 개의 가격은 훨씬 낮아졌겠지만, 당시 일회용 월경대가 필수생활용품으로서 대중화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적절치 않은 비유일 것입니다. 약 7,000원(18 개입)의 월경대로 매달 평균 두 봉지를 소비하여도 연 16만8천 원을 필수적으로 지출해야 하며, 평생 월경 기간을 감안하면 638만 4천 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팬티라이너, 물티슈 등 다른 위생용품까지 포함하면 그 비용은 두 배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2003년까지 일회용 월경대 가격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었으나 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의 문제제기에 원재료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완제품에 붙는 부가가치세는 면제되기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 면제 이후에도 일회용 월경대 가격은 계속 비싸지고 있으며, 한국의 일회용 월경대 가격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중국, 싱가폴, 대만 등지에서보다 6퍼센트나 비쌉니다.
   일회용 월경대 제조사들이 월경대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월경대에 넣는 물질은 고분자 흡수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물질은 아크릴산 중합체나 폴리비닐 알코올, 폴리아크릴산나트륨 따위를 혼합하여 만든 각종 화학물질의 복합체입니다. 이 화학물질은 자기 부피의 수백 배에서 천배에 이르는 액체를 흡수하기 때문에 각종 공업용 제품에도 사용됩니다. 이 물질을 많이 포함할수록 흡수력은 크지만 독성 물질을 더 많이 포함하고, 월경대를 착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월경대 안 화학물질이 피부 주위로 빠져나오는 양이 많아집니다. 이 화학성분이 질 속으로 들어가면 질 건조증이 생기기도 쉽고 월경혈과 접촉하면 역한 냄새를 만들어 내며 점막파열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월경대 제조업체들은 이 성분의 비율을 영업 기밀이라고 주장하며 밝히지 않아 일회용 월경대의 안전성을 검증할 방법은 없습니다. 월경대를 깨끗한 것으로 보이기 위해 하얗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형광증백제도 문제가 있습니다. 형광증백제를 넣지 않으면 월경대가 약간 누런색을 띤다고 합니다. 형광증백제 또한 월경대 착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부에 묻는 양이 많아집니다. 질 내부로 삽입하는 탐폰은 더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1968년붙터 1980년까지 탐폰에 의한 독성쇼크증후군 발생이 미국 내에서만 8백13건이 발생했고, 서른여덟 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독성쇼크증후군은 몸속에 있는 포도상구균이 방출하는 독소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급성 질환을 가리키는 말인데, 탐폰이 이 균의 증식을 돕는 역활을 한 것입니다. 일회용 월경대 상당수가 월경통과 포궁건조증, 피부병 등을 유발하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거론되지 않습니다. 월경혈 냄새를 고약하게 만드는 원인도 월경혈 자체에 있기 보다는 월경대에 들어 있는 화학성분으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도 공론화되지 않습니다. 국가는 제조 업체에 성분 공개를 요구하고, 여성의 안전한 월경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할 것입니다.

5 여성주의적 월경 인식론
   월경을 포함해 '몸'이라는 주제를 여성주의 논쟁의 장으로 가지고 온 것은 제2 물결 여성주의 이론가들입니다. 인간의 몸과 문화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여성주의자들은 다학문적으로 접근해 왔습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문화적 관념과 성별 관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물은 이들에게 중요한 자원이었습니다. 여성주의자 연구자들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생각은 대체로 항상 남성들의 편익에 종사하는 '정치적 과정'을 거쳐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그 관념들은 '남성 지배를 재강화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 왔음을 밝혀왔습니다. 월경은 인간을 여성으로 혹은 남성으로 '성별화'시키는 기제가 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는 매우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월경이 시작되자마자 성별 권력, 섹슈얼리티, 윤리, 재생산, 모성 이데올로기가 동원되고 이 이데올로기는 여성이라는 존재와 여성의 삶에서 핵심적 의미를 얻게 됩니다. 1970년대 구미를 중심으로 일어난 여신 문화운동은 여신과 자연, 그리고 월경을 결부시켜 월경의 여성주의적 의미와 여성의 힘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한국에서도 1999년부터 매해 월경페스티벌이 개최되는 등 문화운동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월경휴가제와 월경공결제 등 월경통으로 인해 노동이 힘든 노동자 학생을 위한 휴식이 각각 법제화되기도 했습니다. 가부장제는 여성의 몸을 타자화하고 규제해야만 스스로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위계적인 성별 구조를 재생산하고 이를 합리화하는 기제를 계속해서 만들고 강제합니다. 이는 월경에 대한 여성주의적인 정보 지식의 부재로 이어졌고, 월경과 여성의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도록 하였습니다. 월경은 긍정적으로 여겨질 필요가 없으며, 부정적으로 여겨질 필요도 없습니다. 문제는 월경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몸과 월경, 출산, 그리고 여성성을 바라보는 그 사회, 즉 가부장제에 있습니다. 월경에 대한 여성들의 인식은 모호하거나 양가적일 수도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근대 과학, 대중매체, 사회 이념 등 남성들이 설정해 놓은 월경에 대한 이론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여성이 각자의 상황과 상태에 맞게 다른 여성들이 하는 월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