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과의 만남

 

2017517일 영상 세미나

 

이번 세미나에서 나와 다이와 곰은 따로 수업을 하게 되었다. 나와 다이는 극영화 제작을 계획하고 있었고, 시로의 지인 중 야근 대신 뜨개질의 연출을 맡으셨던 감독님을 초대해서 영상 제작의 도움을 받아보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곰은 다른 영상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촬영에 활용할 수 있는 카메라를 구하지 못해 제작에 차질을 겪고 있었기에 편입을 염두에 두고 같이 참여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 이후, 작성했던 시나리오를 다시 읽어보면서 문제점을 파악해가며 이야기를 수정하는 일을 했다. 감독님은 친절하게 문제들을 지적하셨고, 시나리오는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했다. 조금 슬펐지만, 문제는 명백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으로 한 것은 시나리오를 새로 구성하는 것이었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기 전, 참고를 하기 위해 콩나물이라는 20분 길이의 단편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영화를 초반, 중반, 후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콩나물의 플롯이 어떻게 짜여있는지 이야기했다.

 

이후 콩나물의 플롯을 유추해본 것처럼, 제작하고자 하는 영상의 기승전결을 대화하면서 반 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작성했다.

 

2013년에 만들어진 단편영화 콩나물은 개봉 당시 여러 개의 상들을 쓸어갔다는 감독님의 말마따나, 무척 인상적이었다. 자연스럽고, 귀여우면서 의미심장함도 주는 장면들과 뚜렷한 기승전결이 20분의 러닝타임을 2분 남짓한 시간 정도로 느껴지게 만들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열띤 어조로 콩나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이후, 본 시나리오 더미로 다시 돌아오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 것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겼다가는 10분의 러닝타임을 100분 같이 느껴지게 만들 것이 분명했다.

 

감독님의 지적의 핵심은 뚜렷한 갈등과 사건이 없다는 것. 실제 연출보다는 머릿속의 막연한 인상들과 문장들에 의존하며 시나리오를 쓴 것이 큰 문제였다. 그래서 곰과 다이와 나는 감독님과 기승전결을 만드는데 필요한 캐릭터와 설정, 이야기의 흐름을 자유롭게 말을 툭툭 던지며 고민했다. 그렇게 수업은 마무리 되었다.

 

어느 정도 새로운 윤곽이 잡혔지만,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다시 작성하고, 영상으로 촬영하기 시작하면 또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모른다. 좀 걱정스럽다.

 

그렇지만 감독님이 진솔하게 문제들을 지적해주시고, 새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셔서 무척 감사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같은 팀인 다이와 어쩌면 같이 하게 될 지도 모르는 곰, 그리고 나,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