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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어린이에게 책과 도서관 전하는 ‘따비에’ 발족
2010년 11월 01일 (월) 10:55:21고동주 기자  godongsori@nahnews.net

책과 교복, 도시락을 마련하지 못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책을 거의 접하지 못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있다. 바로 버마(미얀마)의 어린이들이다. 버마 최대의 도시인 양곤에서 가장 큰 서점의 크기가 한국 서울에 있는 소극장 1층의 크기라니 책의 양이 굉장히 적다.

교육의 기회가 적은 버마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을 짓고 한국의 청소년들과 교류할 유스센터(Youth Center) 운영을 지원할 단체 ‘따비에(Tha Byae)’가 10월 30일 하자센터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 버마 어린이지원 단체 '따비에' 발족식에 참가한 이우고등학교 학생들이 축하공연으로 버마 노래 '아포지오'를 부르고 있다. (사진/ 고동주 기자)

버마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처한 교육문제는 실로 심각하다. 도서관을 지으려고 지난 5월 17일 버마로 현장 답사를 다녀온 정보임(치과의사) 씨는 “큰 서점들을 모두 뒤져봐도 버마어로 된 어린이 책이 200권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역사도 깊고 인구도 많은 큰 나라에 아이들을 위한 책이 이렇게 없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고 전한다. 그나마 얼마 없는 학교나 도서관도 군사작전이나 개발정책으로 파괴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버마의 어린이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란 단체는 “군사정권이 버마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정보를 얻게 되면 자신에게 대항할 것으로 생각해 도서관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버마는 민주공화국을 세웠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군부가 쿠데타로 독재를 시작했다. 1988년 8월 8일(8888)에 버마 사람들이 민주항쟁에 나서면서 군사정권을 무너뜨렸지만, 또다시 새로운 군부가 군대를 동원해 정권을 장악했다.

버마 정부는 교육과 의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국가 예산의 상당수가 군비로 지출되고 교육과 의료는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1940~50년대 버마는 아시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였지만 1970~80년대를 거치면서 문맹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 버마 민주화운동 때문에 난민이 된 마웅저 씨. '따비에'의 대표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다. (사진/ 고동주 기자)
‘따비에’의 대표 마웅저(Maung Zaw)는 버마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쫓겨 1994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한국에서는 버마의 민주화와 어린이 교육을 위해 활동해 왔으며 2008년 한국 정부로부터 난민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는 2008년 ‘APEBC(버마아동교육지원프로그램)’을 만들어 태국-버마 국경지역의 난민촌에 학교와 도서관을 세우기 위한 모금 운동을 펼쳐왔고, 아동들의 의료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전개해 왔다.

마웅저는 “도서관 지원과 함께 중요한 것이 한국의 청소년과 태국의 청소년이 만나고 교류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지금까지 ‘이우고등학교’, ‘하자센터 작업장 학교’, ‘부천 고리울 청소년문화의집’, ‘미지센터’ 등의 한국 청소년들이 태국-버마 국경을 방문했다.

버마의 메솟 지역을 방문한 이우학교의 최정호 학생은 “그곳 하늘의 쏟아질 듯한 별들을 가득 담은 아이들의 눈을 보며 건조했던 제 마음이 적셔졌다”며 교류의 소감을 나눴다. 하자센터 작업장 학교의 구나(별칭)도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으로 텀블러를 판매했는데, 수익금 일부를 버마 친구들을 위해 쓰도록 했다”며 작은 일이라도 함께할 수 있다고 참여를 독려했다.

‘따비에’는 버마에서 평화와 행복과 안녕을 상징하는 나무의 이름이다. ‘따비에’ 나무에 있는 나뭇잎을 특별하게 ‘따비에 꽃’이라고 부르며 크고 작은 일이나 행사에 ‘따비에’ 나뭇가지를 잡고 기원을 한다. 이날 발족식에도 참가자들은 나뭇가지에 물을 적셔 뿌리는 의식을 가졌다.

마웅저는 그동안 한국을 짝사랑해왔지만, 난민 인정을 위해 힘써준 한국의 시민과 ‘따비에’와 함께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제는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열심히 활동할 것을 다짐했다.

  
▲ 현장 답사로 버마의 서점들을 둘러본 정보임 씨가 현황을 설명한다. 경제가 좋지 않아 5천3백만 명의 버마 인구 중에 유명 작가의 책이 2천 권만 팔려도 많이 팔린 것이다. (사진/ 고동주 기자)

  
▲ 발족식이 있던 하자센터 곳곳에 전시된 어린이 도서관 사진. 선풍기 하나 없어도 공부가 즐겁다 (사진/ 고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