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407 곰곰 군대에 대해 질문하기’ 3

: 예외상태의 일상화

 

곰곰: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것들로 많이들 리뷰 올려줬는데, 오늘 세 번째 시간이잖아요?

첫 시간에는 리뷰가 19개 있었어요. 어제 마지막으로 확인한 2주차 수업에 15개 정도가 달렸고요. 리뷰가 줄어든 것은 자연스러운 것일 지도 있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내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사람 생각을 듣고 정리하는 게 힘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뒤에 올리신 분들도 한 주 동안 시간도 빡빡한데 정리하느라 고생 좀 했죠? 어땠어요? 잘 되던가요?

 

래씨: 텔래그램으로 물어봤거든요. 저는. 소라한테 물어봤는데, 한 줄 이상으로 답변을 안 해줘요.

 

곰곰: 앞으로의 인터뷰는 대면이나 전화로 해 주세요. 메시지는 짧게 나오니까.. 피해 주시면.

 

래씨: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조합을 해서 했어요.(웃음)

 

곰곰: 내가 생각했던 것과 인터뷰 내용이 좀 달랐다. 하시는 분들도 계신가요? 민주주의가 전쟁을 억제할 수 있겠느냐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요.

저랑 다른 죽돌들이랑 세대가 조금 달랐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저는 아버지에게 저런 질문을 드렸다면 싸웠을 것 같은데, 죽돌들은 대부분 가족들이랑 얘기를 나눴더라고요. 여러분들은 저랑 반대인 것 같아요. 공감하는 것도 많고. 사실 논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오늘은 예외상태의 일상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제가 앞으로 계속 인터뷰를 하는 숙제를 내려 하거든요. 이번 리뷰들이 되게 좋았어요. 인터뷰도 있고 개인의 리뷰도 써 주니까 좀 더 농밀한 리뷰처럼 느껴졌어요.

제가 왜 자꾸 인터뷰를 요구하려고 하냐면, 이번 질문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대안학교에 다니는 것 같은, 틀에 박히지 않은 비주류의 삶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이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경우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빠지기 쉬운 함정이 많거든요. 주체성이 너무 강해서 자의식 과잉에 빠진다든지 하는 거요. 죽돌들 중에는 없겠지만.

병역거부자들 사이에서도 이게 되게 중요한 문제거든요.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는 단어를 영어로 어떻게 쓰는지 아세요? UN에서 법적 용어로써 자주 쓰이고,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단어가 Conscientious Objector 예요.

문제가 되는 부분은 Conscientious 부분인데요, 한국에서도 양심이란 단어가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con이라고 하는 부분이 병역거부자들이 가진 양심의 성격을 규정하거든요. 양심이라는 것이 개인의 가치가 아니라고 말해요. con같이라는 뉘앙스거든요. Scien은 라틴 어원이 생각한다는 뜻이예요. 병역거부자들은 생각을 혼자 할까요? 로마에서는 생각이라고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행위가 신과 연결이 되어 있는 거죠. 중세 시대에는 생각을 신과 함께 했다고 생각했어요. 오늘날 우리는 양심을 얘기할 때. 양심이라는 것은 국가와 함께해요. 그러니까 헌법 규정 안에서 얘기하는 거죠. 국가의 틀 안에 있는 것을 양심적이라고 말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단어는 굉장히 보수적인 측면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 단어를 포기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그건 쉬운 일이 아니예요. 신이나 국가를 벗어나서 혼자 생각한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워요. 래씨는 어떤 생각을 할 때 참고가 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어요?

 

래씨: 조한 강의?

 

곰곰: 강의도 그래서 듣는 것이기도 하죠.

요즘 뭐 잘 모르면 나무위키 등등에 검색 많이 하죠? 하자에서는 다른 죽돌들과 토론하는 방법도 있고요. 생각이나 행동을 할 때 신에게 맡기지는 않죠? 내 판단에 증거를 신에 두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행위를 할 때 국가에 기반을 두고 있나요? 헌법 규정을 생각하고, 위반하면 안 된다며 국가에 틀에 갇혀 사나요? 그러면 안 되죠. 사람이 망가져요. 그렇게 할 수가 없죠.

그러면 여러분은 생각을 할 때 누구에게, 혹은 무엇에 기반을 두고, 신념을 갖고 살아갈까요? 이게 요즘 병역거부자들이 많이 하고 있는 고민이예요.

마나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마나: 하자에 계신 많은 어른들에게 의지하는 면이 많은 것 같아요.

 

곰곰: 홍준표는요? 홍준표 같은 사람들한테 물어볼 수 있는데.

 

래씨: 하자에서는 신뢰를 쌓은 어른들이 있지만 홍준표는 ...

 

곰곰: -국가, 이제는 사회로 왔는데, 사회라는 개념도 조금 애매해요. 조한이 마을에 대해 많이 얘기하죠? 서로 의지할 수 있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마을의 동료가 중요한 것 같아요. 과잉 주체성에 빠지지 않고 생각할 수 있으려면 말이죠. 그래서 인터뷰를 계속하려고요.

 

리뷰에서 다수와 소수에 대해 많이 얘기를 했어요. 몇몇 분들은 질문 자체가 이상하다는 얘기도 많이 했고요. 민주주의는 다양한 형태가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라는 하나의 단어로 전부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다른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런 얘기들.

여러분은 특히나 필요한 것이 교육이라고 얘기를 했어요.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데 있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 그런데 국가에서, 또 나이 많으신 분들이 안보교육 같은 걸 진행하기도 하죠. 요즘에는 예산도 많이 늘어났고요. 민주주의가 그런 방향으로 갈 수도 있잖아요?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북한에 대한 적대심과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참혹하고 무서운 사진들을 보여주는 일이 요즘 되게 많아요. 빨리 적개심을 갖게 하려고. 초등학생들이 울면서 자리를 떠나고 부모님들이 항의하는 일들을 많이 봤어요.

조별토론을 하려고 하는데, 20분 정도 얘기를 나눠보죠.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공유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지적, 내가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면 어떻게 고쳐서 질문할까? 기존에 생각해왔던 것들이나 인터뷰에서 들었던 것들을 바탕으로, 질문을 그대로 해도 좋겠다거나 혹은 대안적으로 사용할 만한 질문에 대한 얘기

 

20분 뒤 -

 

곰곰: 다 모였죠?

어땠어요? 토론은 할 만 했어요? 싸우거나 하진 않았나요?

 

바로 조별로 3-5분 정도 발표해보도록 하죠.

 

1, 2:

저희는 인터뷰 내용에 관해서 애기를 많이 했는데요. 어떤 체제라고 해도 결국 전쟁을 막을 수 없다는 의견, 그러니까 어떤 체제 속에서도 폭력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 또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또 민주주의라고 하는 체제가 결국 다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반대자들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띨 수밖에 없고, 또 전쟁 자체가 이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민주주의랑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공산주의 체제가 성공한 적이 없지만, 그게 가능하다면 전쟁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어요.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 민주주의 자체가 어려운 단어기도 하고 워낙 다양한 형태가 있어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보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어요. 전쟁을 어떻게 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요.

 

곰곰: 덧붙일 얘기 없나요?

 

낮달: 전쟁이 불필요한 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하는 질문도 있었어요.

 

곰곰: 민주주의라는 체제가 취약하기에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맞나요?

 

낮달: 저희가 민주주의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상상해보려 노력하는 시도들이었어요.

 

3, 4:

저희는 다섯명 정도가 인터뷰를 했는데요.

전쟁을 왜 민주주의와 엮어서 질문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 질문 자체가 이상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직설적이지 않아서 질문을 하는 사람도 어려웠고 답하는 사람도 어려웠다고 해요.

 

민주주의가 폭력을 억제할 수 없다는 의견에는 결국 자본이 민주주의와 함께 얘기되는 이상은 억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의 자본과 함께하는 민주주의가 없어지면 지금보다 훨씬 더 위험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 같다고도 얘기했어요.

 

또 체제라는 것이 아무리 바뀌어도, 어떤 체제도 전쟁을 억제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고요.

민주주의가 다수결의 원칙이기 때문에(사전적으로) 다수가 전쟁을 반대하게 된다면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도 있었고, 민주사회가 제대로 확립되면 당연히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얘기도 있었어요.

 

질문에 대한 얘기는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빼면 좀 더 쉽지 않을까 얘기를 나눴어요. 어떻게 전쟁을 억제할 수 있을까라든지, 민주주의를 다들 어렵게 생각해서요. 또 역으로 폭력 없이 민주주의(평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질문도 얘기를 나눴어요.

 

 

자연: 민주주의가 모호한 것처럼 평화에 대한 개념도 모호하지 않나?

이상: 시간이 없어서..

 

5, 6: 민주주의가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가 했을 때, 시민의식이 높다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얘기를 했어요. 독재자들에 대한 저항을 강하게 할 수 있는 것?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가진 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역사를 보면 결국 좋은 체제 속에서도 폭력적인 전쟁을 원하는 다수가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져 전쟁을 하게 되는 역사를 봤을 때 억제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얘기도 있었고요.

민주주의가 결국 다수를 기반으로 하는 체제인데, 소수자들이 아무리 얘기를 해도 결국 다수가 전쟁을 원하면 억제할 수 없는 것 같다는 얘기도 했어요.

질문이 애매모호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전쟁을 막는다고 했을 때는 잘 모르겠다고. 적어도 한국의 민주주의에서는 막지 못할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두 번째 의견에 대해서는 한 사람이 말했는데요. 민주주의를 입각한 나라들에서 보이는 트러블이 있다면 과연 그 민주주의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체제를 더할 수 있을 까 하는 얘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자본을 제한한다든지, 정부의 힘을 조절하는 방법을 만든다든지.

 

곰곰: 이렇게 정리해도 될까요?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방법이 있을까.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 다른 조에도 하고 싶은 질문이 있지만, 특히 5,6조의 질문에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민주주의의 한계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민주주의가 왜 다수를 기반으로 한다고 생각하는지. 과연 민주주의는 다수를 기반으로 하는 것일까요?

 

 

혹시 질문할 때 칸트의 영구평화론을 설명하면서 질문한 사람이 있나요? UN에 대한 얘기를 나눴었잖아요. 그 얘기를 했음에도 질문이 이상하다고 했었나요?

앞으로 인터뷰를 할 때 왜 만나서 하라고 얘기하냐면, 글을 쓰기가 되게 쉬워요. 맥락이 전혀 없거든요. 툭툭 던지고 쉽게 끝나고. 효율적이긴 하지만 얘기를 이어가기가 힘들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모든 조가 민주주의의 한계대해 얘기했어요. 또 민주주의 자체를 우리가 잘 모른다고 얘기하기도 했고요.

한국은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얘기도 했었는데, 왜 아닐까요? 그렇게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얘기하는데요. 민주주의의 정의가 아니라 양태에 대해 저희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질문이 겉도는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 부분에 관해서 설명할 것이 있을 것 같아서 오늘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해요.

 

여러분들 혹시 법 관련해서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국가법령정보센터 접속하면 모든 법 다 나와있어요. 여러분 헌법 읽은 적 있어요? 요즘 헌법 관련 정보가 붐이래요. 헌재에서 대통령을 파면했으니까. 그런데 사실 헌법을 읽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굉장히 중요한데요. 헌법의 전문을 보면 자유, 행복 이런 단어가 많이 나오면서, 민주적인 점을 굉장히 강조해요. 그런데 한국 사회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많이들 얘기하죠. 요즘 한국의 양상이 그렇지 않았으니까.

 

다 같이 헌법 1조를 읽어볼까요?

: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2항은요?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2조가 재밌어요. 같이 읽어보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그런데 이 1,2조를 보면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데 한편으로는 법이 국민을 규정한다고 말해요. 뭐가 먼저일까요?

그렇다면 최초의 국민은 누구였을까, 누가 그를 국민으로 결정했을까요?

 

주권자는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이다.” - 칼 슈미트

나치가 유태인 학살을 하면서, 나라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죠. 유태인은 국민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학살했잖아요. 그 당시에 활동하던 극우적인 사람이 있었어요. 칼 슈미트라고. 칼 슈미트가 뭐라고 말했냐면, 주권자는 국민도 대통령도 왕도 아니고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라고 말했어요. 한국을 예시로 말하자면 이번에 태극기 집회 했던 사람들이 뭘 말했냐면, 탄핵 기각과 함께 계엄령을 말했죠. 계엄령이라고 하는 것이 예외상태예요. 계엄령은 모든 법규를 무시하고 대통령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상황이에요.

칸트같은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모든 국민이 모이게 되면 다툼이 일어나게 되니까 전권을 국가에 위임하고, 대신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죠. 일종의 계약인 거예요. “사회계약론이라고 하죠.

그런데 칼 슈미트라고 하는 사람은 이런 사회계약이 애초에 없었다고 주장해요. 국가의 폭력은 그런 사회계약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예외상태에서 일어났다고요.

지금은 예외상태가 아니니까, 평시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예외상태는 전시에 가깝고요. 평시에는 특별한 상황을 경험하기가 어려워요. 유럽 사람들이 2차 대전 이후로 예외상태에 대한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아왔는데, 최근에 일상이 전시와 가까워지자 다시 얘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왜일까요?

 

 

해나:테러?

 

곰곰: . 테러가 지속되면서 테러방지법이라는 게 생겼잖아요. 테러방지법이 평시에 가진 국민의 권리를 유보시키죠. 한국에도 테러방지법 관련해서 논란이 많았잖아요. 테러방지법이 시행되는 상황은 평시와 전시의 구분이 애매모호해지는 상황이죠. 예외상태의 일상화라고 말해요. 오늘 주제고요. 제가 파리에 갔던 얘기 했잖아요. 그때가 테러방지법이 진행되고 있던 때였고 한시적으로 계엄령처럼 진행되고 있을 때였어요. 그래서 상점들마다 보안을 하고 있었죠. 모든 시민들이 예외상태를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우리가 본론을 얘기하기 앞서 해야 할 얘기가 있어요. 우리가 가진 권리는 보통 평시에 작동해요. 그리고 전시에는 그 권리들이 유보돼요. 그런데 평시와 전시가 명확히 구분된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법을 만들어낸 폭력이 있어요. 예를 들어 한국에는 4,3항쟁이 있었고요.

한국 정부가 언제 수립이 되었죠? 1945815일에 국가가 해방되었고, 3년 뒤인 48815일에 정부가 생기기 전까지는 미국 정부가 있었죠. 그리고 43일 정부가 제주도의 국민을 학살한 사건 또한 1948, 즉 정부가 생기기 전에 생겼던 일이었어요. 그래서 4.3같은 폭력을 생각해보았을 때는 칼 슈미트의 말이 굉장히 일리가 있어요. 법은 폭력 위에 있다는 속성을 갖고 있는 거죠. 유럽에서 근대에 들어 국가가 기본권을 보장해준 건 언제였을까요? 프랑스 혁명에서 시작되었다고 얘기를 하죠?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고, 권리를 찾았죠. 그건 사회적 계약은 아니었을까요? 루이와 앙투아네트를 무너뜨리고 계약서를 썼을까요? 그렇게 단순하지 않죠. 지금까지의 얘기로 보자면 그 안에서도 어떤 폭력이 존재했을 테니까요.

 

프랑스 대혁명 시기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인권헌장도 나왔고요. 그 중에 하나가 무기예요. 프랑스 대혁명 100, 50년 전만 해도 무기가 굉장히 이상했죠. 제가 사진을 찍어왔어요.

: 오오.. 저게 뭐지..

 

지금에 총에 비해 사용하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했어요. 그리고 정부가 군대를 훈련시킬 때도 복잡한 건 매한가지였죠.

그보다 조금 앞서 임진왜란이 있었어요. 그 당시 사용했던 조총을 보면, 앞에다가 탄환과 화약을 넣고 장전하죠. 심지가 길고요. 심지가 다 탈 때까지 기다렸어요. 다 타면 총알이 날아가는 거죠. 사거리도 길지 않았어요. 팔 길이보다도 짧았어요. 그래서 다들 필요 없다고 했죠. 활도 있었고. 이 조총을 사용하려면 열 가지 이상의 동작이 필요해요. 굉장히 비효율적인 무기죠. 지금의 군대에서처럼 아무나 붙잡고 빠르게 훈련시키는 일이 불가능했어요. 지금 그게 가능한 이유는 들고 장전하고 쏘면 끝이니까요. 대량으로 군대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죠.

프랑스 대혁명 당시에 나온 총의 모습을 보면, 현대의 총과 굉장히 비슷해요. 머스킷 총이라고 하는데, 앞쪽에 화약 처리를 할 필요가 없이 총알 안에 화약을 넣는 구조라, 동작이 훨씬 단축되었어요. 무기의 사용이 쉬워지자, 혁명군을 조직하는 일도 쉬워졌죠. 그걸 가르칠 수 있는 여건도 있었고요. 나폴레옹의 군대가 그 당시에 굉장히 규모가 컸고,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놀랐어요.

나폴레옹의 전쟁을 지켜본 전쟁학자가 쓴 글이 있는데, 읽어볼게요.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과거에는 국민이 직접적으로는 무가치했던 존재였고, 전쟁은 순수하게 정부의 관심사였던 거죠. 전쟁은 용병들을 통해 이루어졌고요.

그런데 전쟁이 양상이 갑자기 바뀌었던 거죠. 갑자기 상상도 하지 못했던 전투력이 등장한 거예요. 국민들이 전쟁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신을 국민으로 여기고 전쟁에 나서고자 했던 인구가 3천만 명이었어요. 무기 사용과 교육 체제가 쉬워지고 정부가 그 힘을 알게 되자, 정부는 국민들과도 힘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더 이상 국민을 배제할 수 없는 정도로 국민의 규모가 컸던 거죠. 프랑스 국민이 전쟁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전체 국민의 비중이 힘의 균형을 좌우하게 된 거죠.

그런데 이게 옳은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다수결이라는 제도를 택하게 되기까지는 국민의 힘이 너무나도 컸기에 정부 측에서는 어쩔 수 없던 합의였던 것이고, 그건 한편으로는 폭력에 기반을 두고 있기도 하죠.

우리는 이 얘기 속 민주주의 대신에, 어떻게 폭력을 넘어설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을 다룰 수 있는 민주주의를 얘기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덜 폭력적이고, 더 민주적인(소수자들이 들어나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하자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주제죠.

 

제가 질문하는 시간을 여태껏 못 드렸던 것 같아서, 질문을 받으려고요. 질문 있나요?

 

이상: 얘기가 이해가 되는 듯도 하고 안 되는 듯도 하고 그래요. 사실 예외상태의 일상화라는 게 체감이 잘 안 되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곰곰: 예외상타의 일상화는 테러 얘기를 하면서 제일 많이 나와요. 테러방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유보되는 권리는 무엇일까에 대한 얘기를 다음 주에 해보죠. 전시와 평시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간이 많아졌으니까요.

병역거부자로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한국이 지금 전쟁중이라는 얘기예요. 그런데 한가하게 이런 짓이나 하다니.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굉장히 오래된 얘기이고, 중요한 담론 중 하나로 자리잡았죠. 제가 왜 한국이 아니라 파리를 예로 들었냐면, 한국은 사실 생각해보면 언제나 예외상태였던 것일 수 있죠. 쿠데타가 여러 번 있었고, 그러면서 늘 동반되었던 얘기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식이죠. 지금 테러방지법의 성격을 미리 보여주고 있는 거예요. 지금 한국을 선망국이라고 얘기하는 이유도 그런 것이죠. 예외상태를 겪었다는 점에서, 한국은 대선배인 거죠. 유럽은 테러가 만연하게 되면서 그 문제를 인지하게 되고 예외상태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는데, 한국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니까. 우리가 남은 시간 동안 다뤄볼 부분이예요. 계속 얘기 나눠보죠.

 

낮달: 저는 프랑스 혁명이 폭력을 사용하기 쉬워지고 군중에게 권력이 가기 쉬워짐에 따라 일어나게 되었던 것 같다고 받아들였어요. 권력의 지분이 넓어진 거죠. 이념적인 부분보다 그런 부분이 더 컸다고 말씀하고 싶으셨던 거죠?

 

곰곰: . 그런 거죠. 예외적인, 또 우연적인 상황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요. 총기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그런 식의 우연적인 상황을 그냥 흘려 넘기면 진짜 망하는 거죠. 그 우연적인 상황이 언제 일어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 가야 되는 거죠.

 

낮달: (낮달아 미안해)

 

곰곰: 그런 면에서 저희는 폭력의 주체이기도 하거든요. 폭력이라고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에 자리잡고 있어서, 나태한 채로 있으면 폭력이라는 건 늘 우리를 위협해요. 우리는 어떻게 폭력을 조절해야 하나, 혹은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그런 얘기를 해 나가고자 하는 거예요.

 

래씨: 그런데 사실 다른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생각하기 어려워요. 어떤 참조할 만한 예시가 있을까요?

 

곰곰: 맞아요. 예시가 필요하죠. 프랑스 대혁명 때는 로마의 일들을 참고했어요.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역사는 늘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향했던 것과는 늘 조금 다른 형태로 자리잡게 되죠.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무에서 출발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죠. 앞으로 남은 두 강에서 여러 얘기들을 더 해볼 거예요.

 

수학이 공교육에 처음 들어오게 된 시기를 아세요? 나폴레옹이 맨 처음 수학을 공교육에 기초 과학으로 넣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아이작: 전쟁에서 계산할 때 꼭 필요하니까요. 대포를 쏠 때라든지.

 

곰곰: 맞아요. 정확해요. 피타고라스의 정리 같은 것이 필요했죠. 탄도학.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수학이 꼭 전쟁만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남자들에게 피타고라스를 가르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어요. 얘네가 포를 쏴야 했으니까요. 프랑스 군이 강했던 이유도 그거죠.

저희 외할아버지가 국가유공자셨어요. 발목을 전쟁 중에 다치셔서. 할아버지를 여러 번 인터뷰했는데, 재밌는 얘기를 들었어요. 다친 사람들을 끌고 와 포를 쏘게 시켰다고 했어요. 그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다들 쏠 줄 모르니까, 고지전에서 아군을 많이 죽이는 거죠. 수학에는 그런 성격이 있었어요.

 

일본의 체육 관련 과목에서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과목이, 총검도라는 게 있어요. 총검술을 살짝 변형시킨 것이죠.

검도랑 일면 비슷한 점도 있는데, 총검이 총 앞에 달린 칼이잖아요. 그걸 쓰는 법을 익히는 거죠. 미국이 전쟁에서 일본에게 승리한 뒤로 총검술을 금지시켰어요. 제국주의의 산물이라면서. 물론 자기들도 하지만요. 일본에서는 예전에 모든 국민들에게 총검술을 가르쳤어요. 총알도 안 주고, 이걸로 미국인들을 다 죽이라면서요.

예전에는 박정희 시절에 국민교육헌장이라는 게 있었어요. 히옥스는 아실 것 같은데.

민족주의의 사명을 갖고 이 땅에 태어났다. 이런 거죠. 일본의 중학교에서도 그런 걸 가르쳐요. 그리고 최근에 총검도가 선택과목으로 생긴 거죠. 금지되어 왔는데, 자신들의 전통이라면서 복원시킨 거예요.

 

 

오늘의 숙제는, 하자 판돌들을 대상으로 총검도 영상을 보여준 뒤에 의견을 물어보는 거예요. “총검도는 문제인가?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문제인 이유는, 혹은 아닌 이유는?” 이런 질문도 같이 하면 좋겠어요. “총검도가 금지되어야 한다면, 왜 하필 총검도만 금지시켜야 하는가?” 이따 카포에이라를 하잖아요. 그것과 총검도는 어떻게 다른가,

그런 것도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