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접어들면서 쇼하자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주부터는 거의 모든 수업이 한 해의 마지막 수업이기 때문에 더욱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매주 수요일이 즐겁고 설렜다. 누군가의 말처럼 매주 수요일이 두렵고 부담스럽기도 하였지만 그런 부담감 덕에 일주일 동안 열심히 준비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주 수요일도 마찬가지였다. 쇼하자를 준비하면서 갖게 될 마지막 코멘트라 생각하고 주말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다. 일단 카포를 낀 채로 연주하는 중 오픈코드에서 뮤트시키는 연습을 조금 했었는데 이건 쇼하자 전까지 더 연습해야할 것 같다, 아직은 많이 틀린다. 또 저번주까지만 해도 A Tonga da Mironga do Kabulete를 연주할 때 박자가 마디끝에서 흐려지는 게 아주 치명적이었는데, 동녘이 알려 준대로 발 박자를 세번째 박에서 세면서 연주하는 연습을 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늘 합주를 하면서 박자를 맞추는 게 비교적 수월했다. 주말에 집에서 연습하면서 Fogo de Saudade가 가장 막혔다. 주법을 어떻게 해야 까바낑뇨와 다른 타악기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가 어려웠는데. 오늘 합주를 해보면서 조금은 감을 잡은 것 같다. Fogo de Saudade는 죽돌들끼리 따로 연습해본 적이 없어서 많이 어색한 것 같다. 또 요즘에는 하따나 마늘의 까바낑뇨와 같이 연주하는 곡이 얼마 없어서 Fogo de Saude를 무브와 함께 맞추면서 스스로 어색함을 느꼈다. 기타 주법에 대해서도 무언가를 발전시켜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사실 갈수록 쉬워지면서도 어려워지는 게 주법인 것 같다. Tiro Ao Alvaro까지만 해도 기본 삼바 리듬(으닷따으다 땃따으닷따)에 간단한 바리에이션 몇 개만 섞어서 하는 수준이었으나 ATMK(A Tonga...)를 하면서부터 다른 주법을 시도하기 시작했는데, 연주 가능한 리듬과 바리에이션을 늘려가면서 앞으로는 다른 악기들과의 연주적인 합을 더 맞춰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다.
1학기 때를 되돌아 보면 노래나 멜로디 악기보다는 퍼커션 악기들의 합과 브레이크 섹션들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 그리고 2학기엔 전체적으로 노래가 어떻게 들리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의식하게 되었다. 최근에 점심을 먹으면서 2학기 죽돌들이랑 앞으로 내년부턴 공연음악팀이 어떻게 될지, 우리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곤 하는데, 확실히 내년의 공연음악팀은 지금 이상의 무언가를 하게 될 것이라는 강렬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욱이, 내년의 좋은 분위기를 위해 올해의 마무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오늘 매체수업 막바지에 각자가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짧게 있었다. 6학기들의 감상과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나는 그 자리에서 별로 할 말이 없었다. 그동안 공연팀을 하면서 느낀 많은 생각들을 리뷰에 적어왔지만 최종적으로 뭔가 떠오르는 게 없다. 오히려 학기말이 되어가니까 생각이 비워지는 기분이다. 6학기들과 더 이야기 나눌게 없어 아쉽지만, 당장 쇼하자를 준비하기에는 딱 좋은 컨디션인 것 같다. 쇼하자에 앞서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결과가 안 좋아도 결국 기쁘게 끝내고 올 한 해가 행복하게 기억됐으면 좋겠다. 나는 올해 들은 매체팀 수업이 지금까지 들어왔던 많은 수업들 중에서도 색다른 여운을 남기는 그런 의미 있는 수업이었던 것 같다. 내년에도 계속 수업을 이어나갈(혹은 이어나가고 싶은) 사람으로서 이 여운을 계속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까 매주 수요일이 가장 즐겁고 설레였다고 느낀 것은 그날 저녁 집에 가는 길에서였던 것 같다. 어떨 땐 리뷰를 쓰면서, 어떨 땐 음악을 들으면서 피곤한 상태로 집에 가다 보면, 그날 하루를 되돌아 보면서 오늘은 또 저번주와 무엇이 달라졌나를 관찰하게 되는 것 같다. 동시에,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게 된다. 오늘은 특히 그런 마음이 더 많이 든다.

글은 길기 쓸수록 마무리가 어렵다. 글 뿐만 아니라 생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올 한 해 참 많은 고민을 하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던 중 나는 내가 게을러지고 안일해질 때마다 내 태도에 대한 괴리감이 느꼈지만, 결국 어찌어찌해서 학기말까지 오게 되었다. 참 이상한 기분이다. 잘 마무리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올해 무언가 하려고 했다는 걸 쇼하자에서 최대한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