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투카다 수업을 끝마치면서

한 해 동안 공연을 다녔던 기억들이 머리에 스친다. 참 다양한 곳에 갔었다. 나는 내가 첫 해에 이렇게 많은 공연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처음 공연한 곳은 광화문 지구의날 행사였다. 처음 행진공연을 할 땐 눈앞이 흐리고, 정신 없었다. 그러나 하면 할수록 여유가 생겼고 점점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쓸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공연할 때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건 참 즐겁다. 관객이 됐건 같은 연주자가 됐건.. 바투카다 공연이 마치 즐거움을 증폭시켜 주는 끈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나는 그리고 하자 내에서 공연하는 걸 좋아하는데, 뭔가 하자 사람들과 나누는 즐거움은 모르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보다 배가 되는 것 같다. 왜그런가 생각해봤는데, 아직 이유를 잘 모르겠다. 고정희 기행 때 했던 공연이나, 달시장에서 했던 공연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올해의 마지막 공연은 청송에서 했다. 올해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을 비교해 보면 사람수는 훨씬 줄어들지만 나중에 갈수록 연주 퀄리티가 높아졌다. 또 개인적으로는 공연에 임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훨씬 단단해진 것 같다. 내년엔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바투카다 영상이나 정보를 찾아보면서 엽을 비롯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브라질리언 그룹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우리나라에 브라질 음악을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브라질음악이 크게 대중적이거나 하지는 않다는 건데, 영상을 찾아보거나 악기를 구입할 때 그런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바투카다 수업을 들으면서, 하자작업장학교 바투카다팀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작업장학교는 내가 들어오기 오래전부터 바투카다를 했었고, 매체수업은 파고지가 아닌 바투카다로 해왔다. 그리고 내가 알기론 제작년에 페스테자가 자리를 비우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공연음악팀의 매체수업은 파고지가 주가 되었다. 지금 공연음악팀의 '음악'은 파고지와 바투카다라는 두 분류로 나누어졌지만 '공연'은 여전히 바투카다 공연으로써 존재하고 있다. 얼마전 공연음악팀 모임에서는 우리가 조금 더 욕심을 내어 파고지도 공연을 할 수 있게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공연팀에게 있어서 학교의 한 시즌이 끝나는 지금은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고 논의해야할 시간이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