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경제발전 이룬 한국, 버마를 도와주세요"

8888 버마 민주항쟁 24주년 토론회 열려

12.08.08 17:41l최종 업데이트 12.08.08 17:41l 신한슬(hs4hs)

▲ 버마 8888 민주항쟁 24주년 기념 토론회. 사회를 맡은 최미경 국제민주연대 간사, 내툰나잉 버마 NLD(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장, 박은홍 성공회대 아시아엔지오정보센터 소장
ⓒ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1948년 일본의 강제 합병에서 독립. 1962년 군사쿠데타 발발. 1988년 8월 8일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전국적 민주항쟁 발발.


한국 사람들에게는 어딘지 낯익은 현대사를 지닌 나라가 있다. 바로 버마(미얀마)다. 버마는 1945년 일제 지배에서 독립한 후, 1961년에 군사독재가 시작되어, 1987년 6·10민주항쟁을 겪은 한국과 몇 년의 시간차를 두고 비슷한 역사를 겪었다.


그러나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대규모 항쟁이 있었던 1988년 8월 8일 이후, 버마의 역사는 한국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한국은 6·10민주항쟁의 결과로 직접선거를 통한 민주정부가 세워진 데 비해, 버마의 8888민주항쟁은 군부의 무자비한 유혈진압으로 끝났다. 수천명의 시민들이 학살당했고, 이후 50년 가까이 군부독재가 이어졌다.


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방 속의 버마와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를 주제로 버마 8888 민주항쟁 24주년 기념 토론회가 열렸다. 국제민주연대가 주최한 이 자리에서 내툰나잉 버마 NLD(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장은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인들이 누구보다 버마의 상황을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버마 민주화를 위한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를 촉구했다.


최근 버마에서는 군부 출신인 우 테인 세인 대통령과 아웅산 수치 여사의 NLD를 중심으로 정치 개방·경제 개방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총선을 통해 형식적으로나마 민주 정부가 출범했고, 2012년 4월 1일 의회보궐선거에서는 민주화세력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민주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뒀다. 정치 개혁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등 국제사회도 경제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버마도 한국처럼...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를 바란다"

 

▲ 버마 8888 민주항쟁 24주년 기념 토론회. 내툰나잉 버마 NLD(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장이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를 요청하고 있다.
ⓒ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변화기를 맞은 버마의 민주화세력은 닮은 꼴 현대사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 시민들에게 어떤 연대를 바라고 있을까. 내툰나잉 지부장은 "버마는 한국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특히 시민사회와 학계가 민주화·경제발전의 경험을 나누어주길 바랐다.


그는 "한국은 우리 버마와 같은 독재국가였는데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뤄낸 나라"라며 "버마는 한국처럼 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보기에는 한국 시민사회가 너무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도 한국 모델을 다 따라서 배워야 한다는 말이 많다"며 "한국의 경험과 지식을 배워 버마도 하루빨리 민주개혁과 경제발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민단체가 민주적인 사회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국 시민사회가 보여주고 도와줘야" 가능한 일이라며 연대를 요청했다.


정치·경제·언론 분야에서 버마의 민주화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도 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지금은 버마의 정치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미국과 EU의 경제제재도 천천히 풀리는 상황"이라며, "NLD 한국 지부장으로서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 기업들이 버마에 가서 친민주적이고 인권·노동권·환경을 고려하는 투자를 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우리 민주화세력들보다 버마에 장기집권했던 독재정부와 아주 친했다"며 "정부 관계자들이나 친정부세력만 한국의 정부·대학교에서 경험과 기술을 배워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으로는 비정부기관·소수민족들도 한국의 좋은 경험과 기술을 배워 버마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잘 이룰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완전한 민주화, 아직 멀었다... 국제사회의 지속적 감시 필요


내툰나잉 지부장에 따르면 버마의 개방적인 변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민주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는 "버마의 정치개혁에 대해 좋은 소식만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버마 감옥엔 500명 이상의 정치수감자들이 갇혀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화가 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이슈"이므로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함께 버마 정부에 이들의 석방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일 보궐선거 때 버마 현지를 취재했던 김기범 <경향신문> 국제부 기자는 토론회에서 "버마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에 개방에 대한 열망이 컸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비교적 군부독재의 탄압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버마 사회가 완전히 개방·개혁된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 김 기자에 따르면 언론의 경우 "여전히 정부가 기사를 삭제하거나 출간·발행을 정지할까봐 언론인들이 자기검열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학생 운동을 막기 위해 대학생들이 한 군데 여러 명 모이는 것을 방지하는 법적 조치도 존재"한다고 한다.


토론회에 참여한 박은홍 성공회대 아시아엔지오정보센터 소장은 "지금은 버마에 평화와 안정이 정착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현 버마 정부의 계획처럼 민주 정부로 권력이 서서히 이양이 되는지, 한국 시민사회가 국제사회와 함께 잘 감시하고 힘있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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